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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콕콕
아오모리 ‘게노쇼쿠’ – 농민들의 손에서 태어난 겨울 국물 요리 본문
혹한 속에서 뿌리내린 따뜻한 밥상
일본 혼슈 최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현. 이 지역은 겨울철 적설량이 많고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는 혹독한 환경을 가진 곳이다. 이런 추위 속에서도 끼니를 든든히 채우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게노쇼쿠(けの汁)'다. ‘게노쇼쿠’는 아오모리 방언으로 '이런저런 재료를 넣은 국물'이라는 뜻을 지니며, 그 이름처럼 다양한 뿌리채소와 콩, 된장, 산나물 등을 한데 끓여낸 지역 전통 음식이다.
이 요리는 고기나 생선 없이도 영양을 보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농민의 생활 지혜에서 출발했다. 특히 정월 이후 겨우내 저장해 둔 재료들—우엉, 무, 표고버섯, 두부, 콩—을 활용해 만든 이 국물 요리는 현대에도 ‘몸을 데우는 겨울 보약’ 같은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식을 중시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도 조명을 받으며 지역 외 레스토랑에서도 응용되고 있다.
재료가 곧 역사, 소박함 속 깊은 맛
우엉 | 잘게 썰어 국물에 넣음 | 식이섬유 풍부, 장 건강 | 향이 진해 국물 맛 강화 |
무 | 채썰어 넣거나 간 무 형태 | 소화 촉진, 수분 보충 | 단맛이 배어나며 국물에 감칠맛 |
두부 | 으깨 넣어 질감 살림 | 단백질 공급 | 곱게 풀어내 국물 농도 조절 |
콩 | 삶아서 통째로 사용 | 겨울철 단백질 대체원 | 씹는 재미와 고소한 맛 |
산나물(고사리 등) | 말려둔 것을 불려 사용 | 철분·미네랄 보충 | 저장식으로 이용, 풍미 깊음 |
게노쇼쿠의 특징은 정해진 레시피가 없다는 것이다. 각 집안마다 넣는 재료가 다르고, 조리 방식도 약간씩 다르다. 어떤 집은 유자 껍질을 곁들이기도 하고, 어떤 집은 미소된장 대신 간장으로 맛을 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소를 잘게 썰어 오래 끓인다’는 원칙은 같다. 그 덕분에 국물이 걸쭉하고 묵직하며, 뜨거운 한 숟갈마다 속을 데워주는 느낌을 준다.
전통적으로는 쌀 대신 남은 찰보리나 곡물밥을 넣어 죽처럼 끓이기도 하며, 바깥 일터에서 쉬는 시간에 대접하는 일종의 ‘속풀이국’으로도 애용되었다. 재료들은 대부분 저장이 가능하거나 건조시켜둔 것들이기에, 아오모리 사람들에게는 겨울철 생존 식량이자 공동체의 따뜻한 상징이었다.
어디서 맛볼 수 있을까? 지역 속 진짜 게노쇼쿠
시라카미 식당 | 히로사키시 시내 | 전통식 재현, 현지 어르신 운영 | 1,200엔 내외 |
아오모리 현립 민속박물관 내 카페 | 아오모리시 | 박물관 관람 후, 향토음식 체험 | 1,000엔 |
게센누마 미소야 | 인근 이와테 연계 맛집 | 현지된장 베이스, 약간 매콤 | 1,300엔 |
전통 방식의 게노쇼쿠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히로사키 시내에 위치한 ‘시라카미 식당’을 추천한다. 70대 어르신이 직접 국물을 우려내며 과거의 방식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이곳은 현지인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여기에 제공되는 겉절이, 절임무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겨울철 아오모리의 식탁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아오모리시 내의 민속박물관이나 역사체험관에서도 게노쇼쿠를 테마로 한 체험 메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여행 중 문화와 음식을 함께 체험하는 코스로도 제격이다. 또한 인근 이와테현에서도 비슷한 요리가 전해 내려오며, 지역 간의 식문화 전파 경로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음은, 눈 덮인 산책로 끝에 숨어 있는 ‘히로사키성’에서의 온천과 벚꽃?
게노쇼쿠는 단순한 겨울 요리가 아니다. 그것은 아오모리 사람들이 만든 사계절을 견디는 방식이자, 생존과 공동체를 위한 식탁의 기억이다. 단순한 국물 안에 담긴 온기와 정성은, 여행자가 잠시 머문 짧은 시간 속에도 오래 남는다.
다음 여행지는 아오모리의 또 다른 상징, 히로사키성으로 향해보자. 겨울의 고요한 풍경도 아름답지만, 봄이 오면 성 안 가득 흐드러지는 벚꽃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따끈한 국물로 속을 달랜 다음, 눈 또는 꽃잎을 밟으며 걷는 시간. 아오모리의 진짜 매력은 그렇게 천천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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