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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오다이교 – 베트남에서 시작된 신흥 종교 (흥미로운 사실)

노마드 트라벨러 2025. 4. 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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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남부 따이닌(Tây Ninh) 지방에 위치한 까오다이교는 겉보기엔 신흥 종교지만, 그 철학과 신앙 체계는 오히려 수천 년의 종교 전통을 통합한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1926년 공식 창립된 이 종교는 불교, 유교, 도교는 물론 기독교, 이슬람교의 일부 교리까지 아우르며 하나의 ‘통합된 진리’를 추구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둔다.

까오다이교는 인간이 영적 진화의 여정을 통해 더 높은 차원의 존재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신자들은 윤회와 업보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도덕적 삶을 실천하고, 채식주의를 따르며, 하루 네 번의 예배를 통해 자기 수양에 집중한다. 단순한 교리 이상의 삶의 철학이 이 종교를 관통하고 있다.


따이닌 대성전, 종교가 건축이 될 때

까오다이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따이닌 대성전은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성전 외관은 무지갯빛 색상과 황금빛 곡선으로 가득하고, 내부에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섞인 요소들이 뒤섞여 있다. 벽과 천장은 푸른 하늘과 구름으로 장식돼 있으며, 용이 몸을 휘감고 올라가는 듯한 기둥은 도교적 상징성을 드러낸다.

성전의 중심에는 ‘신성한 눈’이라 불리는 눈동자 모양의 상징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는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절대자의 시선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까오다이교에서 신성한 존재로 숭배하는 인물들 가운데에는 예수, 석가모니뿐 아니라 심지어 나폴레옹,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같은 인물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신념 구조를 갖고 있다.


예배와 신자들의 일상

까오다이교의 예배는 하루 4회, 일정한 시간에 엄격한 예법에 따라 진행된다. 예배에 참여한 신자들은 흰색, 파란색, 노란색 의복을 입는다. 각각은 불교, 도교, 유교를 상징하며, 그들이 하나의 예식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구조는 까오다이교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예배는 음악과 합창, 의식적인 몸동작이 함께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성전 내부는 완벽한 대칭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이는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종교의 중심 가치와 맞닿아 있다. 일반 여행자도 특정 시간대에는 예배를 견학할 수 있으며, 종교적 배경이 없더라도 그 엄숙하고도 평화로운 분위기에 매료되기 쉽다.


정치와 종교,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

까오다이교는 단순히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베트남 역사와 사회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창립 초기에 식민 통치에 저항하는 민족운동과도 일부 연계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베트남 내 약 400만 명의 신자들이 이 종교를 따르고 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는 이 종교가 지역 공동체 문화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현대에 들어서도 까오다이교는 ‘종교 간의 다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독립된 종교이지만 다른 신앙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공통점을 강조하며 화합을 지향한다. 이런 특징 덕분에 까오다이교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도 서서히 확산되고 있으며, 다문화 사회 속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신앙 체계로 자리잡고 있다.

 

다음 여정을 위해 남겨야 할 호기심

까오다이교는 단순히 특이한 종교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여러 문명과 종교, 철학이 하나로 수렴된 독특한 사상의 결정체이자, 인간이 만든 경계선을 허물고자 했던 이상주의의 흔적이다. 대성전을 떠나기 전, 사원의 뒷편 작은 방에 그려진 ‘우주의 지도’를 바라보며, 신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지 조용히 상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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