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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콕콕
오키나와의 ‘류큐 문화’ – 본토와 완전히 다른 언어와 제례 문화 본문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닌, 류큐 왕국의 흔적
오키나와에 발을 딛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일본과는 다르다’는 직감을 하게 된다. 말투, 풍경, 건물 색감, 그리고 사람들의 정서까지도 본토 일본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단순한 지역 특색이 아니라, 한때 독립 왕국이었던 '류큐 왕국(琉球王国)'의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15세기부터 약 450년간 독립국으로 존속했던 류큐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의 문화를 절묘하게 흡수해 자신들만의 독자적 문화를 형성했다.
오늘날 오키나와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 하나이지만, 여전히 류큐 시절의 문화, 제례, 언어는 살아 있다. 그 흔적은 관광지가 아닌, 마을 구석구석, 가정의 제사상, 어르신들의 인사말과 노래, 무덤에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독립적인 문화는 오히려 오키나와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일상 속에 스며든 류큐의 언어와 믿음
언어 | 우치나구치(うちなーぐち) | 일본어와 전혀 다른 독립 언어계통, 노년층 중심 |
제례문화 | 시마쯔이(清明祭), 유타 신앙 | 조상 숭배 중심의 제례, 여성 중심 무속신앙 |
가족묘 | 오하카(御墓) | 조상 전체가 묻힌 거대한 무덤, 제사와 연계 |
음악 | 산신(三線) 연주 | 중국 비파와 유사, 전통 민요 전승 수단 |
오키나와의 전통 언어 ‘우치나구치’는 일본어와 같은 계열이 아닌, 류큐어라는 독자 언어군에 속한다. “하이사이(안녕하세요)”, “멘소레(어서 오세요)” 같은 단어는 일본 본토에선 쓰이지 않으며, 어르신들의 대화에서는 아직도 우치나구치가 살아 숨 쉰다. 젊은 세대에선 점차 일본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보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언어 부활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류큐 문화는 제례의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4월 무렵 열리는 ‘시마쯔이’라는 조상 제사다. 가족들이 거대한 무덤 앞에 모여 음식을 차리고 함께 식사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일본 본토의 조용한 성묘와는 달리, 오키나와에서는 조상의 존재를 가까이 두고 이야기하며 ‘함께 살아간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화는 ‘유타’라고 불리는 여성 중심의 민간 신앙이다. 유타는 점쟁이나 무당에 가까운 존재로,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도울 만큼 깊은 신뢰를 받는다. 결혼, 이사, 질병 등 인생의 중대한 순간에 유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지금도 일부 지역에선 자연스러운 일이다.
류큐 문화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곳
오키나와 월드 | 난조시 | 전통 가옥, 산신 연주 체험, 유타 설명 전시 | 약 2,000엔 |
슈리성 공원 | 나하시 | 류큐 왕국의 중심지, 복원된 궁궐 건축 | 무료 입장 가능(유료 구역 있음) |
후쿠기 나무길과 옛 가옥 | 모토부쵸 | 전통 제례 문화와 무덤 형태 관찰 가능 | 무료 |
류큐무라(琉球村) | 온나손 | 전통 공연, 제례 음식 체험, 옷 입기 체험 | 약 1,500엔 |
오키나와의 류큐 문화를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오키나와 월드’와 ‘류큐무라’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옛 전통가옥, 산신 연주, 유타 문화 소개 등이 정리되어 있어 류큐 생활의 감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슈리성은 류큐 왕국의 정치 중심지였던 장소로, 일본식이 아닌 중국풍과 동남아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미가 특징이다. 특히 정문인 ‘슈레몬’은 왕국의 개방성과 국제적 지향성을 상징한다.
모토부쵸에 있는 후쿠기 나무길을 걷다 보면, 여전히 옛 가옥과 가족 묘지가 함께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무덤이 집 앞에 있는 이 구조는 조상을 삶 속에서 함께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오키나와 특유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다음은, 류큐의 바다를 닮은 ‘이리오모테섬’으로 떠나볼까?
오키나와의 류큐 문화는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도 살아 숨 쉬며,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일본이라는 국가 안에 있으면서도, 언어와 신앙, 가족관에 있어 완전히 다른 정체성을 지닌 이곳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문화권’이다.
다음 여정은, 이 문화를 품은 대자연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보는 건 어떨까. 같은 류큐 문화권에 속하면서도 손때 묻지 않은 원시림과 마주할 수 있는 ‘이리오모테섬’은 또 다른 감동을 예고한다. 이번엔 문화에서 생태로, 사람에서 자연으로. 류큐의 또 다른 얼굴이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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