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쿠시카츠 거리’ – 튀김으로 즐기는 일본식 타파스
골목에서 피어나는 튀김 냄새의 유혹
오사카를 대표하는 음식 문화 중 하나인 ‘쿠시카츠(串カツ)’. 이는 고기, 채소, 해산물 등을 꼬치에 꽂아 바삭하게 튀겨낸 음식으로, 도톤보리나 우메다의 고급 음식들과는 다르게 훨씬 더 서민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쿠시카츠를 가장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신세카이(新世界)에 자리한 ‘쿠시카츠 거리’다.
이 거리에서는 이른 저녁부터 튀김 냄새가 퍼지고,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하루의 피로가 튀김 한 조각에 녹아든다. 쿠시카츠 거리는 단지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오사카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와 맛의 진심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오사카 쿠시카츠의 룰, 그리고 매력
쿠시카츠는 단순한 튀김 요리가 아니다. 이 거리에서 쿠시카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규칙’이 있다. 바로 “소스는 한 번만 찍기”.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테이블마다 공용 소스통이 놓여 있는데, 위생을 위해 한 입 베어 문 꼬치를 다시 소스에 담그는 건 금지다. 그렇기 때문에 첫 소스 찍을 때의 판단이 중요하다.
또한, 쿠시카츠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하다. 고전적인 돼지고기, 양파, 새우부터 시작해, 명란젓, 깍두기, 오징어 먹물 치즈, 푸딩 튀김까지. 한 점 한 점이 마치 일본식 타파스처럼 느껴진다. ‘조금씩 다양하게’ 즐기기에 완벽한 구성이며, 각각의 재료가 고유의 식감과 맛을 살려내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쿠시카츠는 맥주나 하이볼과 함께하는 조합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지만, 일부 가게에서는 제철 일본 사케와 페어링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쿠시카츠는 캐주얼하면서도 의외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음식이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명소 TOP 3
야에카츠(八重勝) | 신세카이 중심 |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인정하는 원조 맛집 | 2,000~3,500엔 |
쿠시카츠 다루마(だるま) | 체인형, 오사카 전역 | 규칙 엄격, 정통 튀김 맛 | 1,800~3,000엔 |
신세카이 야마짱 | 골목 안쪽 숨은 맛집 | 30종 이상 메뉴, 튀김 후 담백함이 특징 | 2,000~3,000엔 |
‘야에카츠’는 신세카이 쿠시카츠 거리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하며, 특히 새우와 감자 크로켓이 인기 메뉴다. 기다림은 필수지만, 그것조차 맛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체인점인 ‘다루마’는 초심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깔끔한 운영과 빠른 서비스, 정석적인 메뉴 구성으로 쿠시카츠의 기본을 익히기에 좋다. 반면, 숨겨진 명소를 원한다면 ‘야마짱’을 추천한다. 창의적인 튀김 메뉴와 부드러운 반죽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입안에서 기름짐보다는 깔끔한 풍미가 남는다.
길거리 위에서 펼쳐지는 사람 냄새 나는 풍경
쿠시카츠 거리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음식에 있지 않다. 좁은 골목에 옹기종기 붙은 가게들, 소박한 간판, 따뜻한 전구 조명, 그리고 "이랏샤이마세!"를 외치는 직원들의 활기찬 목소리. 음식과 사람, 공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 자체가 오사카의 정체성이다.
이 거리는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현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창구다. 도톤보리처럼 번화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로컬스러움’이 진짜 오사카를 보여준다. 단골이 추천해주는 메뉴, 옆 테이블과 자연스럽게 섞이는 대화, 소소한 웃음이 오고가는 식사 자리. 이런 요소들이 이곳만의 감동을 만든다.
쿠시카츠 여행 정보 요약
위치 | 오사카 신세카이, 츠텐카쿠 인근 |
주요 메뉴 | 돼지고기, 양파, 새우, 치즈, 오징어 먹물 등 |
평균 체류 시간 | 1~2시간 |
추천 시간대 | 저녁 시간대 (18시~21시) |
예산 | 1인당 2,000~4,000엔 |
팁 | 소스는 한 번만, 튀김은 간격을 두고 주문하기 |
다음엔 튀김이 아닌, 끓는 국물 속으로
쿠시카츠가 튀김의 바삭함과 다양한 조합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다음 여행지는 국물의 깊이로 따뜻한 감성을 더해줄 시간이다. 예를 들어 시즈오카의 ‘흑된장 오뎅 거리’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끓인 진한 육수의 어묵과 함께, 또 다른 일본 로컬의 진심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튀김에서 국물로, 일본 음식 여정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