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다카토 성터 공원' – 일본에서 가장 일찍 피는 벚꽃의 성터 #일본EP-1

노마드 트라벨러 2025. 5. 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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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성터

일본 나가노현 이이다시에 위치한 ‘다카토 성터 공원(高遠城址公園)’은 봄이 되면 일본 전역에서 벚꽃 명소를 찾는 이들로 북적이는 특별한 장소다. 일본 삼대 벚꽃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공원은, 4월 초면 이미 흐드러진 벚꽃으로 뒤덮여 ‘벚꽃보다 벚꽃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하지만 다카토가 단지 벚꽃으로만 유명한 곳은 아니다. 이곳은 원래 전국시대 무장들이 싸움을 벌이던 전략적 요새였고, 지금도 그 흔적이 돌담과 축대, 산책길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수백 년 전 전쟁터였던 공간에, 매년 수천 그루의 벚꽃이 피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장소가 가진 시적인 대비는 강렬하다. 벚꽃이 가장 먼저 도달하는 곳이자, 가장 조용히 사라지는 곳. 그 안에서 우리는 자연과 시간, 기억과 회한이 뒤섞인 일본 특유의 정서를 만난다.


벚꽃으로 완성된 역사와 자연의 공존

명소 / 포인트특징소요시간추천 포인트
다카토 성터 공원 중심부 약 1,500그루의 다카토히가벚꽃 군락지 약 1~2시간 산책, 사진 촬영, 조용한 전망대 감상
혼마루 터 전망대 성의 본진이 있었던 지점 약 20분 이이다 시 전경과 벚꽃 군락을 함께 조망
역사자료관 ‘다카토성 이야기관’ 지역의 성터 역사 전시 약 40분 전국시대 역사와 벚꽃 관리 문화 해설
벚꽃 축제 기간 노점 거리 지역 특산물 판매 및 퍼포먼스 약 30분~1시간 사케, 다코야키, 고로케 등 현장 먹거리 풍부
 

다카토 성터 공원의 중심부는 벚꽃나무로 완전히 둘러싸인 산책로와 언덕길이 이어져 있다. 특히 이곳에 심어진 품종인 ‘다카토히가벚꽃(高遠小彼岸桜)’은 꽃잎이 작고 연분홍색이 선명하여 일반 소메이요시노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나무 높이는 비교적 낮고 가지가 넓게 퍼져 있어, 머리 위로 흐드러지는 벚꽃 아래를 걷는 감각이 매우 인상 깊다.

공원 중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혼마루’ 터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은 과거 성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자, 현재는 작은 전망대 역할을 하는 언덕이다. 아래로 펼쳐진 이이다 시의 도시 풍경과 벚꽃이 겹쳐지는 장면은, 마치 수묵화에 담긴 고요한 감정을 현실로 꺼내 놓은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여행의 감성이 절정에 이르는 시간

다카토 성터 공원의 벚꽃은 4월 초에 만개한다. 이는 일본 주요 도시보다도 1~2주가량 이른 시기로, 특히 ‘일본에서 봄을 가장 먼저 맞는 성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축제 기간에는 야간 라이트업도 운영되어, 낮과는 또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용한 밤 벚꽃 속을 걷는 감성은 많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이 시기에는 노점상들도 함께 들어서며, 지역 사케, 제철 야채를 활용한 튀김, 명물인 ‘다카토 고로케’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간이 의자에 앉아 막걸리 한 잔과 벚꽃을 함께 즐기는 풍경은, 일본인들에게 ‘꽃놀이’라 불리는 봄의 전통 그 자체다.

근처 숙소는 소규모 료칸과 비즈니스 호텔이 섞여 있으며, 벚꽃 시즌엔 사전 예약이 필수다. 평균 숙박 비용은 1박 9,000엔~15,000엔 수준이며, 공원 인근 료칸에서는 일부 객실에서 벚꽃 풍경을 창밖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다카토 성터 여행 정보 요약

항목세부 내용
위치 나가노현 이이다시
주요 명소 성터 공원 중심부, 혼마루 전망대, 역사자료관, 노점거리
벚꽃 시기 4월 초~중순 (기후에 따라 변동)
숙박 정보 소형 료칸, 호텔 (1박 9,000~15,000엔)
추천 음식 고로케, 사케, 제철 채소 튀김, 다카토 된장국
이동 방법 JR 이이다역 하차 후 버스 또는 택시 약 25분 소요
 

다음엔 꽃이 아닌 바람이 스치는 마을로

다카토 성터 공원은 봄이 만든 풍경 중에서도 가장 서정적인 순간을 품고 있는 장소다. 그러나 이 감성은 꽃이 떨어진 뒤에도 여운처럼 이어진다. 마치 꽃잎 대신 기억을 흩날리듯, 그 속을 걷는 이들은 풍경이 아닌 ‘마음’을 담아오게 된다.

다음 여행은, 색이 아닌 ‘바람’과 ‘소리’로 감각이 채워지는 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시마네현의 이즈모 대사처럼, 신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조용한 신사의 골목길 속에서는 또 다른 계절, 또 다른 시간의 흐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다카토에서 시작된 감성의 여정은 그렇게 다음 계절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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