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쿠시마' – 99개의 섬이 펼치는 다채로운 일본의 풍경
작지만 무한한 섬들의 향연
나가사키현 사세보 시 앞바다에 펼쳐진 구주쿠시마(九十九島)는 직역하면 '아흔아홉 개의 섬'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무려 208개의 섬이 흩어져 있는 군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9’라는 수가 쓰인 이유는, 옛 일본어 표현에서 ‘무수히 많다’는 의미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이 군도는 일본 본토에서 보기 드문 절경을 간직한 해양 지형으로, 크고 작은 섬들이 마치 산호초처럼 바다 위에 흩어져 있다. 대부분의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으며, 그만큼 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각 섬의 형태가 다르고, 바다의 색이 시간대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풍경은 단 한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구주쿠시마는 ‘정적인 바다’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 있는 풍경화다.
다양한 시선으로 만나는 구주쿠시마
구주쿠시마 전망대 | 가장 유명한 전망 포인트 ‘타카시마 전망대’ 등 | 약 30분~1시간 | 해질녘 구주쿠시마의 실루엣은 일본 100대 석양 명소 중 하나 |
구주쿠시마 유람선 | 바다 위에서 섬들을 가까이에서 감상 | 약 50분 | ‘펄 퀸’ 등 테마 유람선 탑승 가능, 계절마다 다른 코스 운영 |
카약 / SUP 체험 | 섬 사이를 직접 노 저으며 탐험 | 1~2시간 | 인근 무인도 상륙 가능, 투명한 바닷속 감상도 인기 |
해양 생물 박물관 ‘우미키라라’ | 지역 해양 생물과 바다 생태 전시 | 약 1시간 |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 터치풀 체험도 인기 |
구주쿠시마는 육상에서 바라볼 때와 수면 위에서 체험할 때 전혀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가장 먼저 추천되는 코스는 타카시마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석양의 바다다. 하늘과 바다가 점점 붉게 물들고, 섬들이 실루엣으로 떠오를 때의 장면은, 단순한 사진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감각의 절경이다.
그다음은 유람선 체험이다. ‘펄 퀸’이라는 이름의 관광 유람선을 타면, 바다 한복판을 가르며 섬과 섬 사이를 지나는 감각적인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활동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카약이나 스탠드업 패들보드를 이용해 직접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조용한 아침이나 이른 저녁 무렵엔 유난히 물빛이 맑아져, 수중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때도 있다.
여행 준비와 실용 정보
구주쿠시마는 JR 사세보역에서 버스로 약 2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사세보 펄시 리조트’를 기점으로 모든 체험이 출발한다. 이 지역은 유람선 터미널, 전망대, 박물관, 레스토랑, 카페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하루 코스로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사세보 시내나 펄시 리조트 내 호텔에서 가능하며, 1박 평균 8,000엔~15,000엔 사이의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식사는 구주쿠시마 인근에서 잡히는 신선한 해산물 정식이 가장 인기 있으며, 현지에서는 굴, 아오사 해초, 바다 장어 등을 활용한 요리가 자주 등장한다. 특히 ‘굴 요리 뷔페’는 계절 한정으로 운영되기도 하니 시기를 맞춰 방문하면 더욱 알찬 경험이 된다.
여행 시기는 봄과 가을이 가장 좋으며, 여름철 해양 스포츠 시즌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으로 붐빈다. 겨울에는 해가 짧지만 공기가 맑고 조용해, 전망대와 유람선 위에서 더 깨끗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구주쿠시마 여행 정보 요약
위치 |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앞바다 |
주요 명소 | 타카시마 전망대, 유람선, 카약 체험, 우미키라라 해양박물관 |
추천 체류 기간 | 당일치기 ~ 1박 2일 |
숙박 비용 | 호텔 및 리조트 기준 1박 8,000엔~15,000엔 |
추천 음식 | 굴 요리 정식, 아오사 해초 국, 바다 장어 덮밥 등 |
다음엔 바다를 품은 성곽 도시로
구주쿠시마는 단순한 바다 여행이 아닌, 작은 섬 하나하나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감동을 전해준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맑아지는 풍경, 물 위를 걷는 듯한 체험,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낸 조화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바다를 등지고 역사를 쌓아 올린 도시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규슈의 히라도처럼, 성과 항구, 신앙과 무역이 얽힌 바닷가 도시에서는 또 다른 시간의 겹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섬을 지나 도시로, 바다 위의 이야기는 계속된다.